근로계약서 제대로 쓰는 방법, 작은 사무실도 놓치면 손해입니다

얼마 전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표님과 이야기하다가, 직원 한 명을 새로 뽑는 일보다 근로계약서 한 장을 제대로 쓰는 일이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현장에는 주말 근무, 탄력적인 외근, 성과급, 수습기간, 단시간 보조 인력처럼 말로만 정하면 나중에 다툼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많습니다.
근로계약서는 단순한 입사 서류가 아닙니다. 임금, 근무시간, 휴일, 업무 범위를 서로 확인하는 기준표입니다. 특히 부동산 사무실처럼 대표와 직원이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업종일수록 “우리는 서로 아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과 시간은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근로계약서는 언제 써야 하나
근로계약서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한 부를 건네는 것이 기본입니다. 출근 첫날 바빠서 미루거나, 며칠 일해보고 쓰자는 식으로 넘기면 문제가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핵심 항목은 서면으로 교부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작성만이 아니라 교부입니다. 사무실 컴퓨터에 파일만 저장해 두거나, 대표가 서명한 원본만 보관하고 직원에게 사본을 주지 않으면 실무상 분쟁의 여지가 큽니다. 전자계약도 가능하지만 직원이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정규직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단시간 근로자, 기간제 직원, 주말 보조 인력도 근로자라면 계약서가 필요합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토요일 안내 보조를 쓰거나, 광고 등록 업무를 시간제로 맡기는 경우도 예외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항목
근로계약서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부분은 임금의 세부 내용입니다. 월급 250만 원이라고만 쓰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기본급이 얼마인지, 식대나 차량유지비 같은 수당이 있는지, 성과급은 어떤 기준으로 지급되는지, 지급일은 매월 며칠인지 적어야 합니다.
- 근로계약기간: 정규직이면 근로개시일, 기간제라면 시작일과 종료일
- 취업 장소: 사무실 주소, 외근 또는 현장 안내 가능 여부
- 업무 내용: 매물 관리, 고객 응대, 광고 등록, 현장 안내 등
- 임금: 기본급, 수당, 성과급, 계산 방식, 지급일
- 소정근로시간: 출근 시간, 퇴근 시간, 휴게시간
- 휴일과 휴가: 주휴일, 연차유급휴가 적용 방식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하루 8시간 기준 일급은 82,560원이고, 주 40시간 근무와 유급주휴 8시간을 포함한 월 환산액은 2,156,880원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공표한 기준이므로, 시급제나 월급제를 설계할 때 이 숫자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됩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특히 조심할 부분
부동산 업종은 근무 형태가 깔끔하게 9시부터 6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 일정 때문에 저녁에 집을 보여주거나, 주말에 현장 안내를 나가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근로계약서에 “필요 시 연장근무 가능” 정도로만 적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고, 점심시간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둔다면 실제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입니다. 여기에 토요일 격주 근무가 있다면 토요일 근무시간과 임금 처리 방식도 적어야 합니다. “바쁠 때만 나온다”는 표현은 나중에 서로 다르게 기억하기 쉽습니다.
성과급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 1건당 얼마를 지급하는지, 중개보조원이 관여한 계약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잔금일 기준인지 계약일 기준인지, 퇴사 후 성과급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그 매물은 내가 응대했다”, “계약은 대표가 마무리했다”는 식의 다툼이 적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업무 범위입니다.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보조원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등 법에서 제한하는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직무를 쓰되, 법령상 자격이 필요한 업무는 대표 공인중개사 또는 소속 공인중개사의 지휘 아래 처리한다는 취지로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습기간과 변경 계약은 이렇게 다룹니다
수습기간을 두려면 기간과 임금 조건을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3개월 수습”이라고만 쓰면 평가 기준, 임금, 본채용 전환 조건이 애매해집니다. 수습 중이라도 최저임금, 근로시간, 휴게시간, 주휴수당 같은 기본 기준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근로조건이 바뀌면 새로 문서화해야 합니다. 월급이 오르거나 근무시간이 바뀌는 경우, 사무실 이전으로 근무 장소가 달라지는 경우, 주말 근무가 추가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말로 합의했더라도 나중에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경된 내용만 담은 합의서나 갱신 계약서를 남기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깔끔합니다.
근로계약서는 보관도 중요합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와 임금 관련 서류 등 주요 인사노무 서류는 일정 기간 보존해야 합니다. 작은 사무실일수록 파일명과 보관 위치를 정해 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직원명, 입사일, 계약 유형을 넣어 전자파일로 관리하고, 서명본은 별도 폴더에 보관하는 식입니다.
작성할 때 바로 쓰는 점검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양식보다 내용이 먼저입니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기준으로 삼되, 내 사업장의 실제 근무 방식에 맞게 빈칸을 정확히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표준 양식을 그대로 내려받아 이름과 월급만 바꾸면 현장과 맞지 않는 계약서가 될 수 있습니다.
- 출근 전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사본을 건넸는지 확인
- 임금을 기본급, 수당, 성과급으로 나누어 적었는지 확인
- 휴게시간이 근로시간 중 언제인지 구체적으로 적었는지 확인
- 주말 근무나 야간 안내가 있다면 처리 기준을 적었는지 확인
-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근로일별 근로시간까지 적었는지 확인
- 근로조건 변경 시 변경 계약서나 합의서를 남겼는지 확인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쓰는 대표는 직원에게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 돈과 시간을 정확히 다루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거래도 계약서 한 줄 때문에 수천만 원의 이해관계가 갈리듯이, 고용관계도 첫 문서가 기준을 잡습니다. 작은 사무실일수록 처음부터 분명하게 쓰는 습관이 결국 운영 리스크를 줄이고, 직원과 오래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