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겐 타기 편한 집 고르는 방법

얼마 전 집을 보러 온 분이 거실보다 지하주차장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지바겐을 타는데, 지금 사는 곳에서는 주차할 때마다 몇 번씩 차를 고쳐 대야 한다고 하더군요. 집의 주차 대수만 확인해서는 이런 불편을 알기 어렵습니다. 지바겐을 타거나 구매할 계획이라면 주차구획뿐 아니라 출입구부터 실제 주차 자리까지의 동선을 봐야 합니다.
차량 크기와 주차구획을 먼저 비교하기
지바겐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모델마다 크기가 조금씩 다르므로 본인 차량의 등록증과 제조사 제원을 기준으로 삼는 게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벤츠의 G 63 설명서에는 차체 너비가 사이드미러를 제외하고 1,984㎜, 미러를 포함하면 2,187㎜로 나옵니다. 뒤쪽 스페어타이어 거치대를 포함한 길이는 4,873㎜, 높이는 1,971㎜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게시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상 직각주차 등 평행주차가 아닌 일반형 구획의 최소 크기는 너비 2.5m, 길이 5.0m입니다. 확장형은 너비 2.6m, 길이 5.2m이고요. 이 수치를 G 63의 차체 치수와 단순 비교하면 일반형 구획에는 좌우로 각각 약 26㎝, 앞뒤로는 합쳐서 약 13㎝의 여유만 남습니다. 차를 구획 한가운데 세웠을 때의 계산일 뿐, 문을 열고 내릴 공간까지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장에서는 선으로 표시된 너비 외에 기둥, 벽, 소화전함, 옆 차량의 주차 위치도 봐야 합니다. 같은 2.5m 자리라도 한쪽이 벽으로 막힌 곳과 양옆에 여유가 있는 곳의 사용감은 꽤 다릅니다. 확장형이라는 표시만 보고 안심하기보다 실제로 주차하고 운전석과 동승석 문을 열어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출입구부터 주차 자리까지 직접 운전하기
부동산을 볼 때 주차장 입구 사진만 찍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바겐처럼 높고 폭이 있는 차는 경사로의 꺾이는 지점, 차단기 옆 구조물, 기둥이 있는 회전 구간에서 불편이 드러납니다. 특히 입구에서는 높이 제한 표지와 실제 낮게 내려온 배관·설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루프랙이나 적재함을 달았다면 차량 기본 제원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평소 쓰는 차량으로 입구부터 빈 주차구획까지 한 번 들어가 보세요. 코너에서 한 번에 회전하는지, 맞은편 차량이 오면 비켜 설 곳이 있는지, 주차 후 통행로를 침범하지 않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개 현장에서는 주차구획이 넓어 보여도 그 앞 차로가 좁아 여러 번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일 반복할 동작이라 한 번의 시운전이 사진 여러 장보다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기계식 주차장이라면 확인할 항목이 더 늘어납니다. 관리사무소나 운영업체에 해당 설비의 허용 길이·너비·높이·중량을 물어보고, 내 차량의 실제 제원과 대조해야 합니다. 차가 팔레트에 올라간다고 해서 사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 부착물이나 타이어 규격에 따른 제한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뒤문과 짐을 쓸 공간도 확인하기
지바겐의 뒤문은 위로 들어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옆으로 열립니다. 뒤에 스페어타이어가 달린 모델이라면 차량 길이만 겨우 들어가는 자리에서 짐을 싣고 내리기 어렵습니다. 벽을 마주 보는 구획이나 바로 뒤가 통행로인 구획에서는 문을 어느 정도 열 수 있는지 직접 봐야 합니다.
생활 방식에 따라 필요한 공간도 달라집니다. 유모차나 큰 여행가방을 자주 싣는다면 트렁크 앞에 사람이 서 있을 자리까지 필요합니다. 가족이 양쪽 뒷문을 함께 쓰는 집이라면 기둥 위치도 중요하고요. 주차 자체는 가능하지만 매번 동승자를 먼저 내리게 해야 하는 자리라면, 그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지도 집을 고를 때 따져볼 만합니다.
계약 전에 주차 사용 조건까지 확인하기
집에 주차장이 있다는 사실과 내가 원하는 자리를 계속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공동주택이라면 세대당 등록 가능 차량 수, 추가 차량 요금, 지정 주차 여부, 확장형 구획의 이용 방식부터 확인하세요. 전용면적이나 매물 설명에 적힌 ‘주차 가능’이라는 말만으로 자리가 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도인이나 임대인이 쓰던 자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관리사무소에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지정 자리가 없는 곳이라면 평일 늦은 저녁에도 빈 구획이 남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낮에는 넉넉해 보였던 주차장이 퇴근 시간 이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거든요. 단독주택이나 빌라라면 대문 폭, 도로에서 진입하는 각도, 다른 세대와의 차 빼기 순서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집을 고르는 동안 주차는 작은 조건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바겐을 매일 탄다면 현관까지의 거리보다 차를 안전하고 편하게 넣고 뺄 수 있는지가 생활 만족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마음에 드는 집이 나왔을 때도 차를 직접 몰고 가서 평소처럼 주차해 본 뒤 판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