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맛있게끓이는법, 냄새는 줄이고 깊은 맛 살리는 방법

처음부터 센 불로 끓이면 맛이 거칠어집니다
얼마 전 지인이 집에서 청국장을 끓였는데 맛은 괜찮은데 냄새가 너무 강해서 가족들이 젓가락을 잘 안 댄다고 하더군요. 사실 청국장은 재료보다 끓이는 순서가 맛을 크게 좌우합니다. 같은 청국장 200g을 넣어도 언제 넣느냐, 된장을 얼마나 섞느냐, 두부와 채소를 어떤 크기로 써느냐에 따라 국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청국장맛있게끓이는법에서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기준은 불 조절입니다. 처음부터 청국장을 넣고 오래 끓이면 구수함보다 쿰쿰한 향이 앞서기 쉽습니다. 반대로 육수와 채소를 먼저 끓인 뒤 마지막에 청국장을 풀면 향은 살아 있고 맛은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보통 2~3인분 기준으로 물이나 육수 600ml, 청국장 180~220g 정도면 충분합니다.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를 쓰면 가장 무난합니다. 멸치 8~10마리,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 10분 정도 끓인 뒤 건져내면 됩니다. 시간이 없다면 쌀뜨물을 써도 좋습니다. 쌀뜨물은 청국장의 짠맛과 발효 향을 둥글게 잡아주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꽤 안정적인 선택입니다.
재료 비율은 단순할수록 실패가 적습니다
청국장은 재료를 많이 넣는다고 무조건 맛있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것저것 넣으면 청국장 특유의 구수한 맛이 흐려집니다. 기본 재료는 청국장, 두부, 김치, 애호박, 양파, 대파, 청양고추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조금 넣으면 식사감이 강해지고, 바지락을 넣으면 국물이 시원해집니다.
- 청국장 200g
- 육수 또는 쌀뜨물 600ml
- 두부 반 모
- 신김치 한 줌
- 애호박 3분의 1개
- 양파 4분의 1개
- 대파 반 대
- 청양고추 1개
- 된장 반 큰술
여기서 된장 반 큰술이 꽤 중요합니다. 청국장만 넣으면 맛이 약간 뜨거나 향이 도드라질 수 있는데, 된장을 조금 섞으면 국물의 중심이 잡힙니다. 다만 된장을 많이 넣으면 청국장찌개가 아니라 된장찌개에 가까워집니다. 2~3인분 기준 반 큰술, 짭짤한 청국장이라면 1작은술만 넣어도 충분합니다.
김치는 너무 많이 넣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신김치가 들어가면 잡내가 줄고 감칠맛이 생기지만, 한 컵 이상 넣으면 김치찌개 맛이 앞섭니다. 청국장 맛을 살리고 싶다면 잘게 썬 신김치 한 줌 정도가 적당합니다. 김치 국물은 한두 숟가락만 넣어도 풍미가 확 올라옵니다.
맛있게 끓이는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냄비에 육수나 쌀뜨물을 붓고 김치, 양파, 애호박을 먼저 넣습니다. 이 상태로 중불에서 5~7분 정도 끓이면 채소의 단맛이 국물에 배어 나옵니다. 돼지고기를 넣을 때는 이 단계에서 함께 넣고 충분히 익혀야 잡내가 남지 않습니다. 고기는 앞다리살이나 목살을 100g 정도만 넣어도 국물이 묵직해집니다.
채소가 어느 정도 익으면 된장을 먼저 풀어줍니다. 그다음 두부를 넣고 2분 정도 더 끓입니다. 청국장은 마지막에 넣는 편이 좋습니다. 불을 약불로 줄인 뒤 청국장을 풀고 3~5분만 끓이면 됩니다. 오래 끓일수록 깊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청국장은 오래 끓이면 향이 거칠어지고 콩 알갱이 식감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간은 마지막에 봐야 합니다. 청국장마다 염도가 다르고 김치의 짠맛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싱거우면 국간장 1작은술이나 소금 약간으로 맞추면 됩니다. 처음부터 간장을 많이 넣으면 국물 색이 탁해지고 짠맛이 앞으로 튀니 조금씩 넣는 게 낫습니다.
냄새를 줄이고 싶을 때
청국장 냄새가 부담스럽다면 다진 마늘을 많이 넣기보다 대파와 청양고추를 활용하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다진 마늘은 반 작은술 정도만 넣어도 충분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발효 향과 마늘 향이 부딪혀 국물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청양고추는 1개만 송송 썰어 넣으면 칼칼함이 생기면서 냄새가 한결 덜 느껴집니다.
또 하나는 뚜껑입니다. 끓이는 내내 뚜껑을 닫으면 냄새가 안에 갇혔다가 한 번에 퍼집니다. 중간에 살짝 열고 끓이면 향이 부담스럽지 않게 날아갑니다. 환풍기를 미리 켜고 조리 후 냄비를 바로 덮어두는 것도 실제로 차이가 큽니다.
집밥 느낌을 살리는 작은 차이
청국장찌개는 밥과 같이 먹는 음식이라 국물이 너무 많으면 맛이 흐려집니다. 찌개답게 끓이려면 재료가 국물 위로 살짝 보일 정도가 좋습니다. 물을 많이 잡았다면 청국장을 더 넣기보다 중불에서 2~3분 더 끓여 농도를 맞추는 편이 깔끔합니다.
두부는 작게 깍둑썰기하면 숟가락으로 떠먹기 편하고, 큼직하게 넣으면 담백한 맛이 살아납니다. 개인적으로는 1.5cm 정도로 썰었을 때 밥에 비벼 먹기 가장 좋았습니다. 애호박은 너무 얇게 썰면 금방 물러지니 반달 모양으로 도톰하게 써는 게 낫습니다.
남은 청국장은 냉장 보관보다 소분 냉동이 좋습니다. 한 번 먹을 양씩 랩이나 밀폐 용기에 나눠두면 향이 번지는 것도 줄고, 다음에 끓일 때 양 조절도 편합니다. 냉동한 청국장은 해동하지 않고 약불에서 바로 풀어도 됩니다. 다만 이미 끓인 찌개를 여러 번 데우면 향이 강해지니, 먹을 만큼만 덜어 데우는 게 좋습니다.
초보자가 자주 놓치는 포인트
청국장맛있게끓이는법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 간과 향 때문입니다. 싱거우면 밍밍하고, 짜면 발효 향이 더 세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간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마지막 1분에 조절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청국장 자체가 짠 제품이라면 된장은 빼도 됩니다.
또 김치가 너무 시면 설탕을 넣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설탕을 바로 넣기보다 양파를 조금 더 넣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도 신맛이 강하면 설탕 한 꼬집 정도만 넣으면 됩니다. 반 큰술씩 넣으면 국물 끝맛이 인위적으로 달아집니다.
맛이 허전할 때는 다시다보다 멸치액젓 1작은술이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국장의 콩 맛과 액젓의 감칠맛이 만나 국물이 짧지 않게 이어집니다. 단, 액젓은 향이 있으니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잘 끓인 청국장은 냄새가 강한 음식이라기보다 밥을 부르는 구수한 찌개에 가깝습니다. 재료를 많이 넣는 것보다 순서를 지키고, 청국장을 마지막에 짧게 끓이는 것만으로도 맛이 꽤 달라집니다. 집에서 자주 끓일 음식일수록 이런 작은 기준을 잡아두면 매번 흔들리지 않습니다.
